The idea of approximation
(책) 별것 아닌 선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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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선의
우리는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누구도 타인의 고통을 내 손에 못 박은 채로 살아갈 수는 없다. 연민은 쉽게 지치고 분노는 금세 목적지를 잃는다. 이 책은 취약하고 불완전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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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법대를 나오고 제주대 사회교육과로 계신 이소영 교수님의 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 일상 생활에서 조그마한 선의를 내비치는 일, 그러한 선의를 알아채고 나누는걸 쌓아가는 경험, 이러한 모든 것들이 살아가는 행복이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과정이고, 그 순간의 기쁨을 꼭 기록해 놓고 싶어서 나온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정말 말 그대로 소소한 것들이라서, 우왕 이런 걸 담아내는 관찰력이라니 싶기도 하고, 그리고 이렇게 따스한 분이면 학생들에게 정말 인기가 많은 교수님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한편으로는 그런 에피소드를 내내 모아놓은 걸 읽기에는 조금 지루했다. 행복은 크기보다는 횟수라는데, 그 횟수가 나의 횟수가 아니라 상대방의 횟수라는 느낌. 같이 행복하단 느낌이 덜 드는 이유가, 읽는 내내 거론되는 책들이, 영화들이 그렇게 와닿지 않아서 이기도 한 것 같다. 이건, 그러한 소재들이 도구라기 보다는 목표라는 느낌이 들어서인 것 같다. 이야기를 위해 소재를 가져오긴 했으나, 그 소재가 주가 되어 버린 느낌.
글의 상당 부분이 대학, 대학원 시절의 글이다. 그 시절의 경험은 누구에게나 비슷한, 별 것 아니지만 소소한 행복과 깨달음, 그리고 커다란 삶의 무게로 기억될 것 같다. 그 때의 커다란 삶의 무게가 소소한 행복보다 더 의미있다고 평소 생각하는 나로서는 크게 재미없게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문장, 혹은 몇 문장이 남는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런 문구들: 내성적인 누군가의 빈틈을 보면서, 그걸 세심하게 알아차리고 보듬어주는 저자의 정말 따뜻한 말, "내가 너야. 그래서 나는 알아본단다"라는 말. 울고 있던 저자가 탄 택시에서 기사님이 잠자코 라디오 주파수를 돌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위로를 건내던 일. 나도 이렇게 따스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조그만 소망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좋았던 책이었다. 사실 이 두 문장이 책 거의 초반에 나오는데, 중간에 지루해도 초반이 워낙 좋았어서 그냥 읽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