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dea of approxi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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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아이폰과 지식에 대한 가격

Econoim 2010. 2. 1. 02:49


듀게에서 어떤 분이 애플의 가장 큰 장점은 도무지 이 기능을 빼도 될까 싶었던 기능을 과감하게 빼버리면서도, 그래서 가끔은 너무 불편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제품이 탄생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가지고 싶게 만들어버리는 그 능력이라고 하던데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품이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제품에 맞춰야 하는 그 오만함이 시장에 적용되려면 디지털제품이 기능의 통합과 분열을 반복한다고 하더라도, 단순한 필수기능 하나만을 원하는 - 편리함의 시대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 이유가 회사차원의 전략 상 강점이라면, 전략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애플사의 전술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대중의 지혜를 믿는다는 것. 그게 애플의 강점이 아닌가 싶다.

현재 애플사는 소스공개를 통해 어플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 어플 개발로 인한 수익은 개발자와 애플이 7대 3으로 나눠먹기 하는데 서로 이익인 것이다. 아이폰 어플을 한 개 이상 등록한 사람은 약 만오천명 이상이고, 인기가 있는 어플은 일일평균 1만건 정도 다운로드가 되고, 하나에 1달러 정도 내외의 가격이라고 하니, 이거 하나만 잘 개발해도 엄청난 소득세를 내야 한다. 

근데 이런 수익구조와 개발 인센티브가 가능한 것은 모두 지식에 가격이 매겨질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이 되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자연과학 학문쪽 성과의 경우에는 지식에 대한 가격이 점점더 상대적으로 쉽게 매겨질 수 있다. 반면, 사회과학쪽은 아직 덜 그렇긴 하지만, 역시 디지털환경의 변화로 논문 출판의 개념이 좀 더 분명해지고(한국에서 논문 표절에 대한 논의 등) 이에 따라 아이디어에 대한 가격도 좀 더 공정한 가치가 반영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예를 들면, 책이라면 책값, 논문이라면 명성, 강의라면 수업료 등 아이디어의 전달 형태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 방식도 다르겠지만 가격 자체는 좀 더 공정가치를 반영하지 않을까.

사실, 사회과학쪽 지식의 경우, 가격이 원래 형성되기 어렵다. 디지털환경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사회과학적 지식을 설명하기 위한 아우라는 원래 가지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전달하기도 힘들다. 경제학과 조교들을 위한 매뉴얼 따위는 존재하기 힘들단 말이다. (같은 이유로 아무리 자연과학쪽 기술때문에 나라가 발전한다고 해도, 경영학이나 법학을 비롯한 사회과학 쪽에서 평균임금이나 사회적 위치가 높다. 자연과학쪽은 국제적으로도 대체가능한 측면이 많고, 이동성이 높지만, 사회과학쪽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책에 따르면 애플사에서 다운로드 1위 어플이 한국인이 개발한 게임이라고 하던데!) 

그래도 아이디어를 논하려면 현재 우리가 있는 위치나 환경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그 데이터에 대한 거래는 좀 더 가격이 낮아지거나, 거래량이 많아지거나 할 것 같고, (IT 환경의 발달로 데이터를 만들기 위한 한계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현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학계나 대중의 지식수준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데이터 거래의 범위인데, 그에 따라 취업환경의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이건 내 아이디어인데 내 아이디어는 아직 시장에서의 지명도로 인해 시장에서 적정 가격을 받기 힘드니까 다음 기회에 설명~ ㅋㅋ 사실 저 문장만 해도 큰 힌트지만 어차피 인터넷은 완전경쟁시장이니까 또 누군가도 생각하고 있겠지? ^^;; 

* 참고: 본문에 있는 통계는 서점에서 본 통계인데, 책을 본 지가 좀 되어서 정확한 시점이 기억 안나지만, 책이 나온 시기로 보아 2009년 중반쯤 기준일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책은 마케팅 관련 2010년 전망 뭐 그런 책이었던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