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dea of approxi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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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쓸데없는 야근을 줄이는 방법

Econoim 2013. 9. 12. 17:51

www.kcef.com에 올린 글

 

공공부문에 있다보니 많은 비효율을 목도하게 된다(굳이 공공부문으로 한정짓는 것은 민간부문을 몰라서임). 그 중 하나가 낮에 열심히 하지 않고 저녁에 남아 일을 끝내는 사람들이다. 잘 들여다보면 대부분 낮에 끝낼 수 있는 일들이다. 그런데 낮에 슬렁슬렁 하다보니 끝내지 못하는 것이다. 업무시간에 업무관련 공부를 하거나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 공부를 하는 건 양반이다(어쨌든 인적자본은 향상되니까). 많은 경우 담배피다가, 이야기하다가, 가끔은 영화나 스포츠경기를 봐가면서 저녁 늦게까지 남아있다. 한심하기 그지없다. 야근 수당을 꼬박 채워 받으면 적금 하나는 더 들 수 있는데 굳이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단지 앉아있기만 하면 돈을 받을 수 있으니, (심지어 나가서 놀다가 저녁늦게 들어와 퇴근 버튼만 누르면 수당을 받으니) 이를 피할 유인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늦게까지 일했다고 주변에서 다들 열심히 한다고 칭찬한다! 정말 이상하다!

 

이런 <쓸데없는> 야근을 하는 사람들의 효용함수가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받는 거라고 볼 때, 야근 수당은 상사의 월급에서 나가게 하면 어떨까? 그러면 상사는 제 시간 내에 업무를 끝내게 하거나, 제 시간 내에 못 끝낼 분량의 일을 시키지 않게 된다. 쓸데없는 일을 안하게 되고 퇴근 후의 자기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니 직원의 복지를 위해서도 최상인 것 같다.

 

몇 가지 예외를 생각해보면, (1) 우선, 성취도가 높은 사람이 매우 많은 일을 '야근을 하면서까지', 일을 끝내려고 매우 열심히 야근 하는 것에 대해서도 저런 인센티브제도를 설계하는 것은 당근 제외된다. 이 사람들의 효용함수는 쓸데없는 야근을 하는 사람들과 다르니까. (2) 또, 일시적으로 노동투입이 일반적인 수준보다 더 많이 필요할 때 - 다 같이 으쌰으쌰해서 야근을 해서라도 많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도 그 프로젝트에 대한 야근 수당을 별도로 지급하거나 성과급을 주거나 등등 다른 인센티브 제도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3) 그 와중에도 야근도 안하고 낮에 일도 안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던데, 이런 사람들도 저 위에서 말하는 <쓸데없는 야근을 하는 사람들의 효용함수>와는 다른 효용함수를 가지고 있을 것이므로, 가정이 다르니 제외.

 

늦게까지 남았다고 열심히 한다고 소문내는 문화는 없어져야 하지 싶다. 도대체 누가 열심히 한거지? 예전에는 열심히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열심히 하는 것도 누구나 하는 건 아니란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