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dea of approximation

나의 서재 - 1탄 본문

기타

나의 서재 - 1탄

Econoim 2011. 1. 9. 12:38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거의 추천받은 책들 위주이다. 추천받은 책들만 읽어도 너무 많아서.. 때문에 나도 한 번 추천해보고자 포스팅한다. 모 포털회사에서 한 때 했었던 지식인의 서재처럼 나의 서재도 한 번 꾸려볼까 해서... 막상 하려고 보니 선정기준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괜찮은 책은 많은데, 그리고 대부분 살만한 책들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정말 고르고 싶은 책들을 고르려니 어렵지만, 일단.. 외워도 좋을만큼 좋은 책들이라고 해야 할까?

1탄이라고 이름붙인 이유는 아래 책들 중에서 2009-2010년 사이에 읽은 책은 4권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가 '최근에 읽은 책 중 무엇이 좋냐'라고 물어보면 언뜻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즉, 예전에 읽었던 책들이 훨씬 좋았다. 더더군다나 최근에 읽은 책들 중 좋았던 것도 거의 '베스트셀러'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추천'의 대상이 되기에는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최신의 책으로 골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일단 1탄이라고 했다.

다 고르고나니 물리학 분야의 책이 없는게 너무 안타까운데, 아직 순위안에 들 정도로 좋은 책은 기억이 안난다. 그리고 아래 10권은 '순위별로' 적은 것이다. 그리고 예전에 포스팅한 책인 경우에는 그 포스팅에서 표현을 가져왔다.


1. 아툴가완디,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2005년에 읽었던 책인데도 아직도 내 도서목록 1위이다. 이 책은 적어도 나에게는 예술 그  자체이다. 의사들이나, 재정학자들이나 다음과 같은 측면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매 순간 나의 열정이 살아있음을 확인해야만,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결단력있고 자신감있는 자태를 지녀야만, 양심에 비추어 항상 배우는 자세여야만, 버틸 수 있는 직업. 끊임없는 도전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직업. 엄청난 일의 양과 스트레스에 밀리기도 하지만, 결국엔 자신을 이겨내야 하는 직업.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이런 '태도'들에 관해 배울 수 있은 것들이었다. 정말 현대의학에 대한 이런 저런 이슈들은 덤이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1부는 의사들의 오류가능성, 의료사고가 일어나느 것,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인지, 2부는 의학의 수수께끼. 설명하기 힘든 안면홍조, 구토,요통등, 3부에서는 의학의 불확실성 자체, 그리고 어떻게 보다 현명하게 그 무지와 맞서 싸울 것인가 에 관해서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의 발전을 위한) 연습 과정에서 나오는 의사로서의 회의감이 충격적으로 드러나있다.

2. 밀턴 프리드만, 자본주의와 자유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외울 수준으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의 향연'과 주제와 구성 면에서 거의 비슷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선택된 것은 1970년대에 이미 현대 재정학이 나아가야 할 거의 모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물론 신자유주의 학파의 색채가 엄청많이 느껴지지만, 경제학을 전공한 이상 시장에 대한 믿음을 버리기 어렵고, 일단 정부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는 문장들에서 겸손함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3. 지허스님, 선방일기

2007년에 읽었던 책. 강금실이 쓴 책(서른의 당신에게)을 보고 읽게 되었다. 지허스님이란 분이 동안거(겨울에 절에서 나오지 않고 수행하는 것) 하시면서 쓰신 일기 형식의 책이다. 예전 포스팅에서 했던 말 그대로, 1. 얇아서 부담이 없고, 2. 중간중간 실패가 있지만, 성공을 위한 길을 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며, 3. 인생에 대한 통찰이 배어있는 책.이다. 정말 사랑스러운 책이다. "죽음은 두번 오지 않는다"고 한다.

4. 한홍구, 특강

현대사 중에서 단 한권을 꼽으라면 이 책이다.

5. 사이언스 북스 출판사, 인체

이 책은 그냥 아름답다. 그리고 그림책이라서 뽑았다. 사실 인체에 관한 '설명'이 잘 된 책이라면, '내 몸에 관한 사용설명서'라는 책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책의 구성이 맘에 들기 때문이다. 어떤 주제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할 때에는 큰 주제부터 연역적으로 마인드맵을 그려나가듯이 생각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의 순서가 그렇게 짜여져있다. 그리고 인체에 관해서 전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그림책이 나은 것 같다.

6. 마이클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2010년에 읽은 책. 이 책은 내 평생 읽은 책 중 정말 너무 매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6번으로 밀린? 이유는 밀턴프리드만의 책하고 느낌이 비슷해서이다. 물론 어조나 결론은 완전히 다르지만 사회정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만큼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시장은 실패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에 효율적이다>는 주장은 거의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들, 시장이 존재하기 어려운 문제들, 사람 목숨이 가격으로 평가될 수 없고, 존중되어야 하는 그런 문제들에서 도대체 어떻게 할건데? 라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너무나 당연히도 시장은 없는 것보다 있는게 낫다고 생각했던 이런 생각에 망치를 한 번 내리찍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좋은 점은 너무 많지만, 그 중에서도 1. 공평하다는 것의 의미 2. 권리와 자격의 차이점 3. 미덕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7. 알랭 드 보통, 불안

사람이 자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아는 것도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누군가 그것을 '정의'내려준다면 일은 더욱 쉬워진다. 이 책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책에 의하면, 현대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는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그리고 이걸 해결하려면,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것들의 가치에 대해 토의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8.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이건 총 3권으로 이루어져있는 만화책이다. 그리고 꼭 봐야 한다. SF는 허무맹랑한 소설이 아니라 나, 우리세계에 대한 우주관, 우리미래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상당히 현실적이란 느낌이 든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온갖 SF 거장들의 오마쥬로 넘쳐나고 있다는 점이다.

9. 논어

이 책이야 동양의 고전중의 고전이기 때문에 내가 골랐다는 의미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출판사인데, 여러 판본을 보았지만, 성균관대출판부에서 나온게 가장 낫지 않나 생각된다. 논어를 읽으면 가장 좋은 점은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 같다.

10. 8살 이전의 자존감이 평생 행복을 결정한다./토니 험프리스 지음/ 윤영삼 옮김/ 팝콘북스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아이의 자존감에 대한 교육서이기도 하지만(교육서를 표방?하고 있지만), '나의 자존감을 높이는 법', '인간관계/의사소통의 기술'이라고 제목을 바꿔도 될 정도로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내가 이미 8살 이전이 아니므로 내 평생행복은 결정되어 버린건가? 하는 좌절감에 제목이 유일하게 맘에 들지 않아서 10등으로 밀렸다. ㅋㅋ

"누군가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라거나 '능력이 없다'라고 인지하는 순간, '반응'이란 게 형성되기 마련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 반응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대부분 사랑받지 못한다거나 능력이 없다는 결론에 주목하지만,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집중을 하면 갈등의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아이와의 대화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동이 아닌 아이 자체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