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합부동산세의 문제점

Econoim 2007. 6. 9. 04:14

종합부동산세..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다음 두 가지 문제점이 생각난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정리해 본 것..자세한 관련 통계를 다 찾아보아야 정확하겠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후로 미룸.

1. '조세저항을 줄이고 세수를 확보하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

국세청이 종부세를 광고할 때 "종부세 납세의무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의무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값진 의무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http://www.nts.go.kr/estate/intro/index.html). 종부세는 걷힌 금액이 모두 지방재정의 재원이 된다는 점에서 목적세-정해진 곳에서 걷어서 정해진 곳에 쓰는-라고 할 수 있다. 목적세라는 게 대부분 수익자부담 원칙, 적어도 선한 목적을 가지고 있어서  조세 저항을 줄이는 데에도 많이 사용되는 편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조세저항을 줄이고 세수확보에 도움이 되는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우선 계산할 때 재산세가 공제되는 점 때문이다. 이게 세율(혹은 과표적용률) 등의 변화로 인해서 해마다 엄청나게 증가하는데, 종부세는 이미 납세한 재산세를 공제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체 종부세 세수액이 2009년 이후에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밑의 그림..물론 밑의 그림은 전체 종부세 세수 예상액이 아니다..전체 종부세 세수 예상액은 국세청에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조세저항을 줄이는 데에는? (전체 (소득세 등 일반 세금) 납세자 중에서 종부세만 내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비율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그 자료는 추후에 업데이트 해 보겠다..)  일단 종부세를 내는 사람들은 종부세에 대한 혜택을 따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전체 재산세(=종부세+재산세)의 측면에서 생각할 것 같다. 종부세 부담이 줄어들더라도 재산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전체 재산세, 즉 세금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고 나라에서 받는 혜택(정부서비스)에 대한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지므로 조세저항이 올라갈 것이다.

2. 국세라는 점.

이건 학부 재정학 수준의 논의인데, 재산세라는 것이 보통 국세가 아닌 지방세의 형태를 띠는 이유는 티부가설에 근거하고 있다. Gruber의 Public finance and public policy 책에 나오는 관련 부분을 대충 해석해 놓자면 다음과 같다.

 티부모델은 지방정부에서 공급되는 공공재는 세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함축한다. 첫째는 Tax-benefit linkages이다. 즉, 주민이 자신들이 낸 세금이 자신들이 받는 재화 및 서비스와 곧바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Tax-benefit linkage가 강한 재화는(지방도로와 같이), 지역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지방도로의 경우, tax-benefit linkage가 있다. 재산세를 많이 낼수록 도로의 질이 좋아져서 지역 대부분의 주민이 혜택을 받을 것이다. Linkage가 약한 재화의 경우(지역의 저소득층에게 돌아가는 복지지출), 주정부나 연방정부에 의해 공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지에는 이러한 연계성이 낮은데, 저소득층에게 가는 재분배에서 오는 혜택을 지역주민의 대다수가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지역주민들이 그들의 재산세로 이런 혜택을 직접 구매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그들은 기꺼이 지방세를 내려고 할 것이다. 만약 혜택을 느끼지 못하면, 그들은 더 낮은 재산세를 내는 지역으로 이동하여 발로 투표를 할 것이다.
 두번째요소는 외부효과나 spillover 효과의 크기이다. 만약 이 효과가 다른 지역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면, 어떤 지역에서도 지방공공재를 제공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 이러한 공공재들의 공급은 더 상위의 정부에 의해서 제공되어야 한다.
 세번째요소는 공공재가 규모의 경제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가이다. 만약 규모의 경제가 크다면(국방의 경우), 많은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공급할 유인이 없다. 경찰치안police protection과 같이 규모의 경제가 작은 공공재의 경우에만 티부 경쟁에서 효율적으로 공급될 수 있다.

그런데 일종의 재산세라고 할 수 있는 종부세가 국세의 형태로 잘 유지될 수 있을까? 글쎄~

그림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sc=30000001&cm=헤드라인&year=2007&no=133013&selFlag=&relatedcode=000010150&wonNo=&sID